학교 4m 옆 재건축 공사, 학부모 대규모 항의시위 나서다

기타 학교 4m 옆 재건축 공사, 학부모 대규모 항의시위 나서다

2016.09.01. 오전 06:41
이성****
학교 4m 옆 재건축 공사, 학부모 대규모 항의시위 나서다
▢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산하 강남교육지원청(교육장 안종복) 소속 서울중동중학교(교장 최병천) 학부모회는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2일까지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교육환경파괴에 반대하는 대규모 항의 집회에 나선다. 학교와 고작 4m 떨어진 곳에 재건축 아파트를 세우면서 학습권에 심대한 침해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조합과 건설사는 학교와 학부모 측과 협의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공식적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 재건축 이전 아파트는 5층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와 10m 이상의 이격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정상적인 교육활동과 주민들의 사생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이격거리이다. 그러나 재건축 아파트는 25층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학교와 이격거리를 4.2m로 줄여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학교와 학부모 측은 기존과 같이 10m 이상의 이격거리를 갖추도록 강남구청과 재건축 조합 측에 수차례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4.2m로 사업시행 인가를 내 준 강남구청은 법적 하자가 없는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 교육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조합과 건설사가 학교와 이격거리를 좁히는데 혈안이 된 것은 학교는 공공건물이라는 측면에서 보호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행 건설법이 학습권에 대해 일절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허점을 이용하여 건설사의 이익을 최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 한편 이는 학교와 인접한 곳에 입주할 입주민들에게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와 인접한 면에 음악실, 과학실, 급식실 등의 특별실이 위치해 있어 지속적으로 일정한 소음이 발생하게 되며, 매시간 울리는 차임벨 소리를 막아낼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입주 이후 입주민들이 학교 측에 소음 발생, 사생활 침해 등 장기적이며 불가해한 문제로 역민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서울시교육청과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사업시행인가조건’으로 기존 아파트에 준하여 10m 이상 이격거리를 갖추도록 제시한 바 있다. 또한 학부모와 학교 측과 반드시 협의하여 건설을 진행하도록 하였다. 학교 측에서 진행된 법률 전문가 자문에 따르면 ‘사업시행인가조건’도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관리 감독하지 않은 강남구청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였다. ▢ 지난 8월 초, 학교와 학부모 측의 반발이 심해지자 협의가 진행되기 까지 잠시 공사를 중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그후 오히려 공사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사가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되어 되돌릴 수 없는 수준에 이르면 법적 소송에서 재산권을 주장하며 4m 간격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안하무인한 태도에 학교와 학부모 측은 크게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다. ▢ 일조권 침해도 우려된다. 건설사 측은 일조권이 악화되는 지역은 기존에도 현행 건축법이 제시한 연속 4시간 이상의 일조 기준이 지키지 못하는 곳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건설사 측이 제시한 일조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3-4시간이나마 햇빛이 들던 곳에 일조량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며, 이러한 지역이 교사 전체의 25%에 달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이에 학교 측에서는 일조권의 악화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건설사 측에 일조량 재조사를 요구한 상황이다. ▢ 지난 25일에는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이 직접 학교 현장을 방문하여 안종복 강남서초교육지원청장, 최병천 중동중학교장, 학부모 대표 등과 함께 재건축 정비사업에 따른 교육환경 침해의 심각성과 보호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조희연 교육감은 개발우선주의에 빠져 교육과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재건축이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였으며, 교육 현장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관하고 있는 강남구청에 항의 방문하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개포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향후 개포 인근 18개 지역에서 학교와 재건축 단지가 인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와 재건축 건설사 간의 갈등은 향후 강남구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보여, 중동중학교와 래미안 루체하임 재건축 아파트 간의 이격거리 문제가 향후 재건축 사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